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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응답자 47%-국민의당 58% “선진화법 개정 검토를”

입력 | 2016-04-19 03:00:00

20대 의원 당선자 현안설문<下>정치




19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데는 국회선진화법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을 갖고도 4년 내내 야당에 끌려 다녔다.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려면 5분의 3(180석) 이상이 찬성해야 해 법안마다 ‘야당의 결재’가 필요했던 것. 이런 환경은 청와대와 국회의장 간 충돌의, 당청 간 갈등의 원인이 됐다. 과연 20대 국회는 선진화법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국민의당, 국회선진화법 개정 물꼬 트나

18일 동아일보가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 현안 설문조사 결과에 그 답이 있다. 설문에 응한 여야 당선자 204명 가운데 152명(74.5%)이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거나 ‘여야 합의하에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20대 국회 당선자 10명 중 7명 이상이 국회선진화법의 폐단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답한 78명은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거나 여권 성향 무소속 당선자였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여야 합의하에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자 74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30명, 국민의당 15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더민주당 응답자(64명)의 46.9%, 국민의당 응답자(26명)의 57.7%가 개정 필요성에 동의한 것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어떤 조합도 180석을 넘지 못한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여권 성향 무소속을 합하면 167석,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야권 성향 무소속을 합하면 171석으로 국회선진화법 아래선 누구도 법안 처리의 주도권을 쥘 수 없는 셈이다.

특히 국회선진화법이 유지되는 한 38석인 국민의당이 명실상부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의당 응답자 중 개정 필요성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더민주당 응답자의 53.1%인 34명이 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 ‘개헌 추동력’은 미미

개헌을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응답자 중 100명(49%)은 ‘2017년 대선 전 또는 20대 국회 임기 중 개헌해야 한다’며 개헌에 찬성했다. 반면 93명(45.6%)은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나 시급한 과제가 아니다’라거나 ‘개헌 필요성이 없다’라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개헌을 하려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20대 국회 당선자들 사이에선 아직까지 충분한 공감대가 없다는 얘기다.

특히 같은 정당 내에서도 개헌에 대한 입장 차가 컸다. 새누리당에선 찬성이 44명, 보류 또는 반대가 53명이었다. 더민주당도 41명은 찬성, 21명은 보류 쪽에 손을 들었다. 여야의 대표적 개헌론자인 이재오, 우윤근, 김성곤 의원 등이 4·13총선에서 모두 낙선해 ‘개헌 추동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개헌 시기와 관계없이 선호하는 권력구조와 관련해선 대통령 4년 중임제가 124명(60.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원집정부제 36명(17.6%), 내각제 24명(11.8%) 순이었다.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명(2%)에 불과했다.

새누리당 당선자 가운데는 4년 중임이든, 5년 단임이든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가 77명(74.8%)으로 높았다. 반면 더민주당은 36명(53.6%), 국민의당은 11명(42.3%)이 대통령제를 선호했다. 야권은 개헌을 한다면 권력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셈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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