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대 신설’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숙명여대는 올해 첫 공대 신입생을 받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공대 화공생명공학부 신동식 교수(오른쪽)가 과학관 실험실습실에서 학생들과 실험연구를 하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 신설 공대에 우수 인재 대거 몰려
여학생들은 숙명여대 공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첫 공대 수시모집에서 화공생명공학부와 IT공학과는 전체 평균을 웃도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논술우수자전형 경쟁률은 화공생명공학부 39.3 대 1, IT공학과 31.0 대 1로 숙명여대 전 학과 중 최상위권에 올랐다. 신입생 중 성적 상위 50%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첫 학기에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았고, 나머지 학생들도 등록금의 절반에 상응하는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공대 인프라 역시 차근차근 갖춰지고 있다. 기존 이과대학은 공대가 함께 자리 잡으며 새롭게 리모델링됐다. 2018년에는 기존의 대강당 용지에 공학관을 신축하고 공과대학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전공 간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다. 기업연구소와 산학기업 유치를 통해 공동연구, 기술이전, 기술사업화, 기술자문 등 산학협력 활성화도 도모할 계획이다. 전공별로 산학협력 중점교수를 최소 1명 이상은 채용해 현장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예정이다.
숙명여대는 내년부터 공대 규모를 꾸준히 키워나갈 계획이다. 오중산 숙명여대 기획처장(경영학부 교수)은 “공대의 전략적 입지 구축을 위해 공학 분야를 확대하고 산업 수요의 변화에 대응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공학인재 수요와 여성 공학도의 발전 가능성을 고려하면 공대는 앞으로 숙명여대의 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 여성 친화적인 교육과정 설계
산학협력위원회는 이 계획을 토대로 LG화학, 한화케미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유수 기업과 연계 교육과정을 만들고 있으며 KIST, 포스텍, 정부출연 연구소와 교류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또 공대생을 위해 개발한 ‘WINE(Women In Engineering)’을 통해 매년 여름방학 중 한 주는 리더십 함양, 협동심, 비전 설계 교육활동을 운영해 학생들이 진로를 설계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숙명여대는 지난해부터 현장 중심의 실무형 교육과정과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 산학협력 중점교수를 채용해 현장실습 교육을 강화한 결과 2012∼2014년 매년 평균 254명이었던 현장실습 인원은 지난해 431명으로 70%나 늘었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한 프로그램은 ‘장기현장실습제(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이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여대 중에서는 유일하게 IPP 사업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는 대학 학기 중에 산업체 전일제 현장훈련을 병행하는 ‘기업 연계형 장기 현장실습제도’다. 지난해 2학기 150명이 넘는 숙명여대 학생이 협약 기업 100여 곳에 인턴으로 파견돼 실무 경험을 쌓았다. 참여했던 졸업 예정자 19명 중 17명은 인턴을 마치고 취업에도 성공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 융합형 인재 육성 위한 교육과정 혁신
공학과 비공학을 넘나드는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개혁도 추진된다.
공대에 신설될 예정인 기초공학부는 1학년 때 기초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방학에는 기숙형 레지덴셜 프로그램을 통해 융합적 마인드를 키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 2학년이 되면 본인이 원하는 공대 전공으로 전과할 수 있다. 공학계열을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하는 비공학 계열 학생은 기초공학부에 소속시켜 수준별 교육을 강화한다. 이시우 숙명여대 공과대학장은 “이공계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로부터 창업까지 ‘일대일 상담 서비스’▼
‘대학창조일자리센터’서 1128명 혜택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오른쪽)은 지난달 24일 숙명여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방문해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대학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센터의 운영 성과와 향후 운영계획을 듣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숙명여대는 또 여대 중에서 유일하게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돼 지역 청년 고용의 핵심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숙명여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에서는 지역 청년을 포함한 1128명이 일대일 상담 혜택을 받았다. 또 전공별 여대생 특성화 프로그램에서는 학생 3619명이 진로 지도 및 취업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이 밖에 숙명 DREAM Festival(취업박람회), 중견기업 분석 대회, 민관합동 청년고용 대책 권역별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재학생과 지역 청년들을 위한 ‘진로, 취업, 창업’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숙명여대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창업 지원 체계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올해 창업휴학제와 창업학점인정제를 도입하는 등 창업 친화적인 학사제도를 만들었고, 기존에 운영하던 취업경력개발원은 숙명인재개발원으로 승격시켜 취업 및 창업 활동과 인프라를 지원할 예정이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은 “입학부터 졸업까지 전 재학 기간에 학생 개개인의 진로 지도와 경력 관리를 지원해 사회 수요에 적합한 인재,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사업가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