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클림트
음반이 주는 매력 중에는 앨범 커버 디자인도 작용합니다. 연주를 맡은 예술가의 사진으로 음반 표지를 장식하는 경우도 많지만, 고금의 명화도 음반 커버로 사랑을 받습니다. 독일 낭만주의 음악에는 독일 화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그림, 드뷔시나 라벨의 인상주의 음악에는 모네나 르누아르의 인상파 회화가 즐겨 쓰이는 식이죠.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그림도 음반 표지에 자주 등장합니다. 그는 음악 분야에서 활동한 ‘또 다른 구스타프’, 구스타프 말러와 함께 오스트리아 빈의 세기말을 꽃피운 예술가로 꼽힙니다.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였고, 말러의 부인이었던 알마가 첫 키스를 나눈 상대가 클림트였다는 속닥거림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말러의 교향곡에는 클림트의 그림이 자주 등장합니다.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2006년 동아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 김지윤과 2007년 이 콩쿠르 피아노 부문 우승자 김재원, 그리고 안두현 지휘 양평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출연하는 ‘클림트, 베토벤을 만나다’ 콘서트가 열립니다. 한 천재로부터 후대의 천재로 전해진 예술혼을 엿볼 기회가 될 듯합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