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증시 연초 이후 첫 ‘플러스 수익’
18일(현지 시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AC월드지수(ACWI)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8%로 집계됐다. 올해 초 급락했던 글로벌 증시가 13일부터 연간 기준 ‘플러스(+) 수익’으로 돌아선 것이다. MSCI ACWI는 전 세계 46개국의 주가를 비중에 따라 반영해 산출하는 주가지수로 글로벌 증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글로벌 정책 공조에 따른 달러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증시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산유량 동결에 대한 기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을 회복하는 등 원자재 시장에도 온기가 돌았다. 김영일 대신증권 글로벌퀀트팀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부각된 중국 위안화 변동성 확대, 원자재 가격 급락,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등의 위험 요인이 하나씩 해소되면서 2월부터 안도 랠리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격 부담에 악재 겹쳐 “단기 조정” 우려도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의 안도 랠리가 주춤하고 있다는 ‘이상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달(3월 3∼30일)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는 51억 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이달(3월 31일∼4월 13일)에 다시 19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유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과 안도 랠리로 가격 부담이 커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하는 등 악재도 잇따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일 팀장은 “글로벌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해 말 수준까지 회복한 만큼 2분기(4∼6월)에는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자재 수출 신흥국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진호 미래에셋대우 선임연구원은 “신흥국 주가 상승은 미국 금리인상 속도 조절, 유가 반등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26, 27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 그간의 상승 폭을 고스란히 반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