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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천연효모 독립선언’… 토종 찾아내 첫 상용화

입력 | 2016-04-20 03:00:00

서울대 연구팀과 누룩서 발굴… 천연효모빵 27종 매장서 판매시작




SPC그룹이 전통 누룩에서 제빵용 천연 효모를 발굴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빵 상용화에 성공했다. 빵 제조에 필수적인 효모를 발굴함으로써 국내 제빵의 기술력을 인증받게 돼 해외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PC그룹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와 11년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제빵용 천연 효모를 발굴했다”며 “국내 특허 등록을 마치고 프랑스 미국 중국 일본 등 4개 국가에서 특허 등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천연 효모의 이름은 SPC와 서울대의 영문명 약자인 SNU에서 따온 ‘SPC-SNU 70-1’이다.

그동안 국내 제빵업체 대다수는 빵을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효모로 이스트를 수입해 써왔다. SPC가 발굴한 천연 효모는 이스트에 비해 발효 작용에서 나오는 시큼한 냄새가 적고 빵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늦춰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까지 연간 3000t, 70억 원 규모의 이스트를 수입해 온 SPC로서는 이번에 천연 효모를 개발하면서 이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1988년 SPC 계열의 빵집인 파리바게뜨 매장이 처음 문을 연 이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효모에 대한 독자적인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SPC 관계자는 “청정지역인 청풍호 지리산 설악산 등에서 미생물을 채집하고, 토종꿀 김치 누룩 등 한국의 전통식품 소재를 구하기 위해 각 지방의 5일장을 찾아다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SPC는 13일부터 천연 효모로 만든 빵을 팔기 시작했다. 신제품 4종을 포함해 총 27종이다. 식빵과 바게트 등 식사대용으로 많이 소비되는 빵들에 천연 효모가 먼저 쓰였다. SPC는 천연 효모를 사용하는 빵의 종류를 점차 늘리고 해외 매장 제품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을 제외한 5개 국가에 207개 파리바게트 매장이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