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콘택트율 41%…ML 투수 중 독보적 1위
팬그래프닷컴 칼럼서 “칠 수 없다” 극찬
킴브럴 60%…역대 최저 채프먼도 56%
비결은 헛스윙 유도하는 ‘고속 슬라이더’
‘칠 수 없다(Completely Unhittable)’라는 표현은 투수에겐 극찬이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에서 압도적인 ‘언히터블 피처’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6경기에서 ‘방어율 0’의 행진을 진행 중이다. 6경기 6.2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으면서 맞은 안타는 단 1개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통계전문 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19일 흥미로운 칼럼을 게재했다. ‘오승환은 진정한 언히터블’이라는 칼럼을 통해 그의 위력을 소개했다. 오승환이 비록 25타자만 상대해 표본수가 적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면서 기록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온 공 기준으로 보면 38.7%로 더욱 빼어나다. 스트라이크존 내 콘택트율 60% 이하 투수는 오승환이 유일하다.
팬그래프닷컴은 비결을 슬라이더라고 꼽았다. 오승환은 올 시즌 31개의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타자는 15차례 스윙을 했고, 이중 배트에 맞은 건 3번밖에 없었다. 이 매체는 우타자 바깥쪽 낮은 코스를 집중 공략하는 핫존과 함께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기준에서 신인이지만, 오랜 시간 자신만의 방법으로 타자를 상대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오승환의 슬라이더에 대해 ‘컷패스트볼과 비슷하고, 평균 85마일(약 137km), 상황에 따라 최저 82마일에서 최고 87마일(약 132∼140km)로 스피드를 변화한다’면서 ‘평균 이하의 회전률이 헛스윙을 유도하는 비밀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6시즌 동안 메이저리거로 뛴 김선우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한 번 멈췄다 던지는 듯한 느낌을 가진 오승환의 투구폼은 타이밍을 잡기 매우 어렵다. 30개구단 체제, 그리고 중간계투라 어쩌다 한 번 만나기에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이어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공을 매우 편하게 생각한다. 투수가 공을 잡았을 때 느낌이 자신감으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공인구와 좋은 궁합을 보이고 있다고 봤다. 심이 도드라지지 않은 롤링스사의 공은 대부분 한국 투수들이 부담을 느끼지만, 3차례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경험한 오승환에겐 예외였다. 김 위원은 “2번째 등판에서 삼진 3개를 잡고 자신감이 확 붙었다. 또 낯선 리그,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최고 잘하는 포수(야디에르 몰리나)가 있다는 사실 등 기타 여건까지 더해져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