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그런데 머지않은 미래에는 엘리베이터보다 훨씬 조작이 어려운 자동차마저 ‘스스로 운전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을 듯합니다. 바로 ‘자율주행차’가 이미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앞으로 5∼10년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당장의 직업세계의 변화뿐 아니라 미래 시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카메라, PDA, MP3플레이어, 계산기, 지도, 심지어 은행과 PC 업무 등이 손안에서 다 해결되는 것처럼, 혁신적인 기술의 변화는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일하는 형태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앞으로는 더 빠른 속도로 세상이 변하기 때문에 진로를 고민할 때는 현재보다 미래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생각할 필요가 있는 거죠.
다시 자율주행차 이야기로 돌아가 봐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됐다고 해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모든 자동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르신과 시각장애인을 비롯해 운전이 어렵고 귀찮은 사람은 자율주행차를 환영하겠지만, 운전이 주는 자유와 독립 같은 감정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율주행차의 일부 편리한 기능만을 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걸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A가 완벽히 사라지고 B가 되는 것은 아닌 거죠. 실제 엘리베이터 운전원도 아직 존재합니다. 일류 호텔에서는 VIP를 위한 고급 서비스의 목적으로, 건설현장에서는 안전을 목적으로 엘리베이터 운전원이 일하고 있죠.
결국 어느 미래학자의 말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세상의 변화에 주목하는 능력’이 아닐까 합니다. 약사가 사라지니까 꿈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약사가 주는 일의 가치를 미래에는 어떤 직업이 대체할지, 변화하는 세상에 주목하며 대처하다 보면 10년 후, 그리고 성인이 되어 계속 직업을 바꿔야 할 때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