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탄핵 확정땐 붕괴 확산될듯… 2015년 아르헨-베네수엘라 이어
2016년 6월 페루서도 좌파퇴진 확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된다면 남미 좌파 정권의 붕괴 도미노 현상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세프의 몰락은 곧 중남미 좌파 블록의 대부 격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몰락과도 같은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인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1월 중도우파 성향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57)이 집권하면서 12년 좌파 정권이 무너졌다. 전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대통령(63·2007∼2015년 집권)은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2010년 사망)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연이은 경제 실정과 과도한 복지예산 지출로 2014년부터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나라 살림살이는 어려운데 보톡스 시술과 패션 명품 구입을 즐기며 사치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인 것도 국민의 불만을 키웠다. 현지 언론들은 마크리 대통령의 당선을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의 종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6월 대선 결선투표를 앞둔 페루에서도 좌파 정권이 물러날 것이 확실시된다. 좌파 성향의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54)의 뒤를 이을 차기 대통령이 중도우파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41)와 중도 성향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77) 중에서 결정된다. 쿠친스키 후보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온건 시장주의자다.
원주민 출신으로 2005년부터 3번 연속 대선에 승리해 장기 집권하고 있는 좌파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57)은 올 2월 대통령 연임 제한을 없애는 개헌안 국민투표에서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김원호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2012년 하반기부터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선심성 정책 유지가 어려워졌고, 국가경제도 악화된 게 최근 무너진 남미 좌파 정권의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