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세현. 스포츠동아DB
■ 뒷문 불안 불식…김세현의 성장
염경엽 감독 신뢰에 자신감 되찾아
무사사구 행진…제구 불안도 떨쳐
김세현 “내가 마지막이라는 책임감”
2016시즌 넥센의 최대 변수는 불안한 뒷문이었다. 리그 정상급 마무리 손승락(롯데)이 팀을 떠났고, 필승계투요원 한현희, 조상우(이상 팔꿈치 수술)마저 전력에서 이탈했다. 특히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동의 마무리로 활약하며 177세이브를 따낸 손승락의 공백은 치명타였다. 일단 넥센 염경엽 감독은 김세현(30·사진)을 새 마무리로 낙점하고 2016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넥센 염경엽 감독은 “김세현은 아직 완전체 마무리가 아니다. 마무리로 자리 잡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맞더라도 일단 그대로 밀고 가겠다”며 믿음을 보였다. 김세현의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6일 대전 한화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뒤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꼬였던 실타래가 술술 풀렸다. 표본은 작지만 지금까지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마무리다. 19일 문학 SK전에서 1이닝 퍼펙트(2삼진) 세이브로 팀의 3-1 승리를 지켜낼 때까지 7연속경기 무실점 행진 중이다. 이 기간에만 5세이브를 따내며 구원 부문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19일 경기에서 보여준 최고구속 154km의 직구는 매우 위력적이었다.
김세현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30세이브와 3개 미만의 블론세이브가 목표”라고 외쳤다. 최근 김세현의 활약을 보면 현실성이 없는 말도 아니다. 특히 올 시즌 9.1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며 사사구가 단 하나도 없다. 2014년까지 255삼진·238사사구를 기록했던 김세현의 환골탈태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을 떨쳐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현역 시절 넥센에서 김세현과 한솥밥을 먹었던 조용준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세현이가 좋은 구위를 지녔지만 마음이 굉장히 여려 자신감을 잃기도 했다”면서도 “지금은 매우 긍정적으로 변했다. 세현이는 처음부터 마무리에 욕심이 많았던 선수다. 원하는 보직을 받고 책임감도 더 커졌다”고 밝혔다.
조 위원이 꼽은 또 하나의 기술적인 변화는 강약 조절이다. 그는 “김세현이 투 스트라이크까지 잘 잡고, 완급조절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구속 조절이 필요했다. 카운트 잡는 공과 결정구는 차이를 둬야 한다”면서 “최근에는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도 공이 잘 들어가더라. 제구력도 좋아졌다. 타자와의 수싸움을 이겨내는 요령만 터득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