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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복지부, 이번엔 복지시설 평가 갈등

입력 | 2016-04-21 03:00:00

“직접 하겠다” vs “서울만 예외 안돼”… 5월부터 175곳 이중평가 받을 판




청년수당을 놓고 갈등 중인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복지 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그동안 정부가 맡고 있던 사회복지시설 평가를 서울시가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복지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평가를 강행키로 해 애꿎은 서울시 복지시설만 ‘이중 평가’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시내 175곳의 3종 사회복지시설(노인·장애인·사회복지관)을 대상으로 ‘서울형 시범 평가’가 진행된다. 기존 복지부의 중앙 평가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한계가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투입되는 사회복지시설에 중앙정부의 일방적 평가 잣대를 적용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시의회에서 시범평가 민간위탁 동의안을 검토 중으로, 서울시는 올해 시범 평가 후 내년부터 서울형 평가를 정식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1999년 시작된 복지부 평가는 3년에 한 번씩 복지시설의 재정 및 조직, 환경 등 6개 지표를 확인해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의 차이가 나고 위·수탁 기관 선정 때 중요하게 반영된다. 서울형 평가의 경우 재정과 조직 등 기본적인 지표는 복지부와 동일하다. 여기에 지역사회의 복지환경 변화 등을 묻는 시설 관계자 인터뷰 결과가 정성(定性)평가로 반영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이런 계획을 복지부에 알리면서 평가 권한 이양을 요청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최근 ‘불가’ 답변을 서울시에 보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회복지시설 평가에 지자체의 참여가 확대될 필요성은 있다. 하지만 17개 시도가 모두 동의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복지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범 평가를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평가를 강행하면 복지시설들은 시와 복지부의 평가를 모두 받을 수밖에 없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