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 ‘피아트 500C’와 ‘뉴 미니 컨버터블’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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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500C
그만큼 눈길을 끌지만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탐낼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가격. 보통 스포츠카나 쿠페 차량을 개조해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때문에 컨버터블은 재력을 드러내는 ‘과시용’으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점차 개성을 중시하고 수입 차 업체에서도 ‘실속파’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컨버터블에도 대안이 나타나고 있다. 비록 스포츠카가 기반은 아니지만, 운전하면서 직접 바람과 햇살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차들이 있다. 2000만 원대인 피아트 500C와 4000만 원대인 뉴 미니 컨버터블이 바로 그 주인공.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봄날, 기자가 두 차의 ‘뚜껑’을 열고 직접 타 봤다.
기자가 탄 피아트 500C는 하얀색 바탕에 지붕 부분이 붉은 색으로, 전체적으로 깨끗하면서도 포인트가 강조된 느낌이었다. 외관보다 내부가 더 인상 깊었는데, 일반 차들이 대부분 검거나 어두운 색으로 장식된 데 반해 500C는 계기반 주변과 중앙 콘솔 주변은 깨끗한 하얀색으로, 시트 주변은 붉은색으로 장식돼 사실상 경차 크기의 차임에도 “우와” 하는 탄성을 자아낸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큼직하고 버튼은 장난감처럼 알아보기 쉽게 배치돼 있다. 평소 ‘작은 수입 차를 굳이 사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기자도 ‘이 정도 디자인 감성이면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00C의 지붕은 딱딱하지 않은 ‘소프트톱’이다. 개폐 버튼을 누르면 두꺼운 천 재질의 지붕이 접히면서 윗부분이 드러난다. 독특한 점은 보통 컨버터블은 유리 외에 옆면 틀(프레임)이 없지만 500C는 틀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 그 때문에 위와 뒤에서 보면 천장이 열린 것을 알 수 있지만 옆에서는 한눈에 알아채기 힘들다.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도심에서 ‘뚜껑열린 차’에 대한 시선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좋은 점일 수도 있다. 또 그 덕분에 시속 80km로 달리면서도 지붕을 여닫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미니 컨버터블의 지붕도 소프트톱이지만 500C에 비하면 좀 더 기계적인 느낌이다. 조작 버튼을 누르면 지붕이 통째로 들렸다가 뒤쪽에 차곡차곡 접힌다. 이처럼 완전히 지붕을 접으려면 시속 30km 미만으로 달리고 있어야 하지만 선루프처럼 위쪽만 지붕을 여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니 굳이 지붕을 다 접지 않아도 좋다. 외관 색상으로는 새로 적용된 ‘캐리비안 아쿠아 메탈릭 컬러’가 잘 어울린다. 경비행기를 연상시키는 미니 특유의 내부 디자인은 달리는 즐거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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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니 컨버터블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