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구조조정論]대량해고 우려 업종에 1년간 지원 2015년말 제도 도입후 첫 사례 될듯
고용노동부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몰린 조선업종 전체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구조조정이 임박한 업종에 대해 정부가 꺼낼 수 있는 특단의 카드다.
고용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제도는 대규모 정리해고 등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할 우려가 있는 업종을 지정해 집중 지원하는 실업 대책이다. 대규모 정리해고가 발생한 특정 지역에만 선포하는 고용재난지역과 내용이 유사하지만, 특정 지역만이 아닌 업종 전체를 지정해 지역에 상관없이 정부가 지원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되면 1년간 고용유지지원금과 특별연장급여(연장 실업수당) 등이 정부 예산으로 지급되고, 전직과 재취업을 위한 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집중 지원에도 고용 사정이 개선되지 않으면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특히 지정 업종에 속하지 않은 도급 협력업체도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이 지정 업종과 관련돼 있으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업종의 사용자 단체나 근로자 단체가 신청하면 고용부가 실태조사단을 꾸려 조사한 뒤 고용부 장관이 주재하는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지정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변수는 조선업 노사의 자구 노력이다.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정책인 만큼 임금 동결 또는 삭감 등 업계의 자구 노력이 없다면 지원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상위 10% 이상의 고임금을 받으면서도 임금 체계를 개편하지도 않고 임금을 계속 올리는 회사를 세금으로 지원한다면 국민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업계의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지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성 노조들이 양보를 하지 않으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