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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한 “與 막장드라마 추태… 목불인견” vs 원유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습니다”

입력 | 2016-04-22 03:00:00

[4·13총선 이후]與상임고문단, 오찬서 지도부 질타… 계파 청산-지도부 쇄신 등 주문
원내대표 경선 5월 3일 열기로




90도로 허리 숙인 원유철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오른쪽)가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과의 오찬에 앞서 4·13총선 참패에 사죄하는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21일 ‘큰 어른’ 격인 상임고문단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 자리에서였다. 원 원내대표는 4·13총선 참패와 관련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송구하다”며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추태 때문에 국민이 저희에게서 마음을 돌리고 무겁게 심판한 것 같다”고 사과했다.

상임고문단의 표정은 어두웠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선거 기간 중 벌어진 공천 등 지도부의 행태는 실로 목불인견(目不忍見·눈으로 참고 보기 어려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당이라고 도저히 볼 수 없는 원색적인 막장 드라마를 국민 앞에 보여 준 데 이어 지금까지도 책임 문제를 갖고 서로 삿대질을 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고 꾸짖었다.

이어진 비공개 오찬에서도 상임고문단의 쓴소리는 계속됐다. 상임고문단은 향후 당 운영 방안을 조언하면서 계파 갈등을 청산하고 빨리 새 지도부를 구성해 당 쇄신 작업을 진행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 직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당 최고위원회 회의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상임고문단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당선자들의 무조건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국회의장을 차지하고 힘을 갖기 위해 인위적으로 제1당을 만드는 건 국민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임고문단 오찬 이후 새누리당은 다음 달 9일로 잠정 결정했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3일로 앞당겼다.

앞서 26일 당선자 워크숍과 함께 원내대표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다음 달 3일 당선자 총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원 원내대표는 26일 워크숍에 앞서 25일 3선 이상 중진 의원 모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직을 겸임하는 문제에 대해선 새 원내대표의 결정에 위임하기로 했다. 차기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개원과 맞물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원 구성 협상을 해야 한다. 이런 현실적 한계 때문에 당 혁신 작업은 외부 인사를 영입해 진행하는 대안이 거론되고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