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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배영찬]자유학기제 정신에 맞는 고입제도 개선을

입력 | 2016-04-22 03:00:00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전 입학처장

올해부터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모토로 하는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고 있다. 학생들은 학업 부담 없이 진로 체험을 통해 적성을 찾을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교사들 역시 학생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기회를 얻게 되어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교육부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에서 자유학기제 체험 프로그램 지원 소식을 접하면서 이 제도가 현장에서 잘 정착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이 제도는 조금씩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중학교에서의 변화를 어떻게 고등학교까지 이어지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2015년에 80% 이상의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행했기에 2018년 고교 입학생들은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생들이 주가 될 것이다. 또 2022년까지 고등학생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학급당 학생 수나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드는 등 고등학교의 교육 여건이 개선되는 기회도 있다. 자유학기제를 거친 학생이 그 경험을 고등학교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고등학교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유학기제의 변화를 고등학교까지 연계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학생 선발 방식을 소질과 적성 중심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 입학처장으로 재임할 당시에 대학 입시제도의 학생부 전형 확대에 따라 성적뿐만 아니라 인성, 전공 적합성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었는데, 아직까지 고등학교에서는 지필고사나 교과 성적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등학교는 각 유형에 따라 설립 목적과 특징이 있기에 현재의 지필고사와 성적 위주의 선발에서 학생의 꿈과 끼, 소질과 적성, 발전 가능성, 학교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고교 교육과정에서도 학생에게 다양한 교육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통해서 학생들이 발견한 적성과 소질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학교 유형별 특성에 따른 다양한 교육과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은 학력 수준이나 관심사, 소질 적성이 다른 학교에 비해 다양한 만큼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둘 중에 어느 하나만 잘돼서는 중등교육의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 중학교에서 불러일으킨 새롭고 발전적인 자유학기제의 변화를 반영해 고등학교 교육의 체질을 개선해야만 중등교육 전체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상호 발전을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고등학교 입학제도 개선이 될 것이다. 더 나은 고교 입학제도를 통해 더 나은 중등교육이 실현될 수 있다. 교육계가 뜻을 모아 좀 더 나은 고교 교육, 중등교육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해 본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전 입학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