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줄줄이 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다음 달 13일부터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다른 은행에 10만 원이 넘는 돈을 이체할 때(영업시간 중)의 수수료를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 인상한다. 신한은행도 25일부터 영업점 창구에서 해외로 2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송금할 때 받는 수수료를 5000원 올릴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앞서 올해 2월부터 ATM 이체 수수료(영업시간 중·10만 원 초과)를 KEB하나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인상한 바 있다. KB국민은행도 각종 수수료의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의 대부분을 예대 마진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실적이 악화된 만큼 수수료 등 비(非)이자 수익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주요 시중은행이 먼저 움직인 만큼 다른 은행들도 수수료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은행들이 최근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인상을 통한 손쉬운 영업에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1∼3월)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749억 원으로 전년 동기(3899억 원)보다 47.4% 늘었다. KEB하나은행도 1분기 순익이 4922억 원으로 2015년 1분기(3831억 원·하나 및 외환은행 단순 합산 기준)에 비해 28.5% 증가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