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이현주 글·그림/40쪽·1만2000원·책고래
나무 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나무가 처음 자리 잡은 곳 바로 옆에는 ‘장미 피아노학원’이 있었답니다. 나무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와 아이들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를 지냈지요. 고양이와 새들도 친구가 되었어요. 2층만큼 자랐을 땐 화가 아저씨가 그려놓은 자기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대요. 3층 콩이네 가족과도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사이 아프게 가지치기를 한 뒤엔 더 쑥쑥 자라났고요. 혼자 사시는 4층 할머니의 뒷모습은 너무 슬퍼 나무도 함께 웁니다. 5층을 훌쩍 넘어 자란 나무가 만난 것은 바로 같은 나무들이었어요. 자신과 같이 동네를 지키고 선 나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게 되지요. 작가 자신은 물론이고 모두의 성장담으로 볼 수 있겠어요.
그림을 방해하지 않도록 글을 최소한으로 넣되 작은 폰트로 해서 이미지만으로도 물 흐르듯 읽게 만들었어요. 작가의 두 번째 책인데요, 이야기는 보다 안정되고 완성도도 높아졌어요. 그림 역시 편안하고 자유롭게 풀어져 독자에게도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다음 작품이 더 기대돼요.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 잠시 멈춰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