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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5회이상 음주운전땐 車 몰수

입력 | 2016-04-25 03:00:00

[시동 켜요 착한운전]검찰-경찰 ‘음주운전 추방’ 선언




검찰과 경찰이 음주운전 사범의 처벌을 크게 강화하기로 한 것은 현행 처벌 수위가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를 줄이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판단 때문이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는 평균 12.4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실형선고 비율은 30.5%에 그쳤다. 2014년 평균 형량 14.2개월, 실형선고 비율 39.6%에 비해서도 처벌 수위가 낮아졌다.

음주운전 사고 사망의 상당수가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통계는 명백하다. 2012년 815명이던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는 2014년 592명으로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583명으로 9명이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지난해 사망자 가운데 498명(84.5%)은 음주운전 전력(前歷)이 있는 운전자에 의해 피해를 봤다. 가해 운전자 중 139명은 최근 5년간 5번 이상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상습범으로 드러났다. 진작 음주운전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면허 재취득을 어렵게 했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사고였다.

검찰과 경찰은 음주운전자의 처벌 수위를 높이기 위해 혈중 알코올농도 0.1% 이상의 음주운전자가 사망사고를 낼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행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죄의 형량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경찰은 음주운전자의 사고 상황 조사에 그치지 않고 동승자 등의 방조 혐의를 입증하는 데도 초점을 맞춘다. 술을 마신 운전자에게 “그 정도로는 (음주측정기를) 불어도 안 나와”라며 음주운전을 권하거나 “덜 마신 네가 운전해”라며 차 열쇠를 건네는 행위 등이 있었는지 폐쇄회로(CC)TV,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해 구체적 정황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호욱진 경찰청 교통조사계장은 “특히 법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음주운전)를 막아야 할 책임이 있는 친족이나 고용주가 음주운전을 알면서도 방치한다면 적극적인 권유가 없었더라도 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을 할 것이 뻔한데도 술을 판매한 사람도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실제 처벌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님의 음주운전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류 판매자가 억울하지 않도록 명확한 증거가 있을 때만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 해 약 25만 명이 적발되는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은 크게 강화된다. 경찰은 출근시간, 낮 시간대 음주운전 단속을 늘리기로 했다. 또 단속 정보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단속 회피를 막기 위해 20∼30분 단위로 단속 장소를 옮기는 이동식 단속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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