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간담회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처럼 밝히며 개인 창작자와 소규모 사업자를 돕는 ‘꽃’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꽃 프로젝트는 젊은 창업자들이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해 쉽게 창업에 도전하고 수익을 내 국내외에서 사업을 ‘꽃피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대표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 시인의 시(詩)에서 프로젝트명을 따왔다”고 밝혔다.
3년 만에 간담회에 나선 김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면 굉장히 능력이 좋고 열정도 많고 장인정신도 높다”며 “다만 이를 통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장(場)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젊은이들이 열정, 개성과 작은 자본만으로도 도전과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네이버 플랫폼을 만들려는 게 꽃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꽃 프로젝트의 초점을 ‘창작’과 ‘창업’에 뒀다. 먼저 창작물 확대를 위해 △서비스 분야를 다양화해 △창작자를 발굴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글로벌 진출을 돕기로 했다.
김 대표는 “국내 일러스트레이션을 들고 해외 시장에 가보니 언어의 장벽이 없는 시각적 창작물에 대한 인기가 아주 높았다”며 “일러스트레이션 외에도 디자인, 회화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가 네이버에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올리고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그라폴리오’ 서비스를 ‘그랜드 포트폴리오’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또 ‘쉬운 창업’을 위해 온라인 창업자들이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교육을 실시하고 더 나은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한 노하우도 공유하기로 했다. 전국 각 지역의 우수 사업자들이 더 많은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네이버 모바일 홈에 ‘플레이스(Place)’판을 신설해 노출 기회도 높일 예정이다. 소규모 오프라인 상점들이 자신의 가게를 홍보하고 물건을 팔 수 있도록 도와주는 ‘쇼핑 윈도’ 코너도 더 강화하기로 했다.
한성숙 서비스총괄 부사장은 “현재 쇼핑 윈도에는 5000여 명의 스몰비즈니스 사업자가 들어와 있는데 월간 거래액이 350억 원에 이른다”며 “부산의 ‘리틀마켓’이라는 옷가게는 매장 크기가 27m²(약 8평)에 불과하지만 네이버 쇼핑 윈도를 통해 월 4억4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는 진경준 전 검사장과 함께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했던 것으로 밝혀져 최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회사 간담회에서 개인의 일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며 답하지 않았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