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보이’ 박태환이 25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첫날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에 출전해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광주|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동아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1500m 유일한 통과
“마지막 (50m) 구간이 관건이에요.”
전 수영국가대표 박태환(27)이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한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에서 15분10초9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날 레이스 전 박태환의 스승 노민상 감독은 “올림픽 A기준기록을 통과하는 것이 1차 목표다. (1500m가) 주종목이 아니라 70% 정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기준에 따르면, 세부종목별 A기준기록(올림픽 자격기록)을 넘어야 한다. 남자 자유형 1500m A기준기록은 15분14초77로, 박태환은 이보다 4초 가량 빨리 들어왔다. 이 종목 A기준기록 통과자는 박태환이 유일하다.
계획대로 레이스가 진행됐다. 박태환은 2014인천아시안게임 직전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FINA로부터 18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지난달 징계가 풀렸다. 징계기간 별도 기록이 없어 이날 선수로는 불리한 7번 레인을 배정받았지만,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이틀 먼저 광주에 도착해 2∼3차례 물감을 익힌 박태환은 550m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고, 800m 이후 2위권과 격차를 벌렸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50m. 스승과 제자는 꾸준히 28∼29초대를 유지하다 막판 26초대까지 속력을 내기로 했는데, 작전이 제대로 들어맞았다. 1450m까지 14분44초02였고, 최종 기록은 15분10초95였다. 이는 무효 처리된 인천아시안게임 기록(15분12초15·4위)보다 빠르다. 장거리 종목인 1500m 선수들은 통상 50m 랩타임을 30초로 맞춰놓고 훈련한다. 박태환은 여기에 더해 막판 스퍼트를 올리는 데 많은 정성을 들였다. 경기를 마친 박태환은 별도 인터뷰 없이 수영장을 빠져나갔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26일)∼400m(27일)∼100m(28일)에 차례로 출전할 예정이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