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괌 미군기지까지 사거리 늘릴것”… 핵탑재 SLBM 사실상 요격 불가능 일각 “北 잠수함 전력, 美타격 못해… 대남 기습공격용 가능성 더 높아”
SLBM 수중사출 능력 등 초기 기술을 확보한 만큼 이를 전략적인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작업에 나선다는 뜻이다. 그 최종 목표는 주일미군 기지와 괌 기지를 핵타격 사정권에 넣어 미국을 핵군축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남 핵타격 목표를 숨기려는 의도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탄두를 실은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핵 억지력의 ‘쌍두마차’로 불린다. 적국의 핵 선제 공격에서 살아남아 제2격(second strike·보복 핵공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국 영해로 접근해 수중에서 은밀히 발사하는 핵탑재 SLBM은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해 ‘궁극의 핵무기’로 불린다.
북한이 사거리 2000km급 SLBM을 개발하더라도 1960년 미국이 개발한 최초의 SLBM인 폴라리스 A1 수준에 그친다. 이 SLBM은 약 650kg의 핵 또는 재래식 탄두 1기를 싣고 최대 1853km를 날아간다. 반면 미국이 현재 운용 중인 최신예 SLBM(트라이던트 Ⅱ)은 최대 8기의 핵탄두를 탑재하고 1만2000km 밖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열악한 잠수함 전력을 고려한다면 대미 타격용으로 활용하기에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이 옛 소련제 골프급 잠수함을 역설계해 건조한 신포급 잠수함은 약 2000t 규모로 1기의 SLBM만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이 앞으로 3000t급 잠수함을 개발하더라도 2, 3기 이상의 SLBM을 싣기 힘들다는 것이다. 핵추진 잠수함이 아닌 이상 이런 잠수함으로 미국의 감시를 따돌리고 미 본토나 괌 기지까지 접근하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의 SLBM 개발의 종착점은 대남 핵기습 타격 능력의 극대화로 봐야 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소 사거리 300km의 SLBM을 최단 기간에 개발, 배치해 유사시 한국의 전후방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을 핵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군 당국자는 “북한의 SLBM을 대미 핵협박 수단으로만 봐선 안 된다”며 “SLBM으로 미 본토를 핵타격 하겠다는 협박을 반복하는 것도 SLBM의 대남 기습 용도를 숨기려는 전술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