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56)이 혼외자식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거듭된 해명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25일 변호인을 통해 친자확인 검사에 직접 응하겠다고 밝혔다.
2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의 변호인인 가스톤 벨라스케즈 변호사는 전날 현지 언론 파히나 시에테 인터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라며 “당국이 소환한다면 출석해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볼리비아 법원은 대통령의 옛 애인인 브리엘라 사파타(28)가 살아있다고 주장한 아들이 모랄레스 대통령의 진짜 아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친자확인 검사에 응할 것을 명령했다.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최장기 집권 중인 모랄레스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혼외자식 스캔들이 불거진 것은 개헌 국민투표(2월 24일)를 앞둔 2월 초. 독신인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파타 사이에 아들을 두고 있으며, 사파타가 간부로 일했던 중국계 정비업체 CAMC가 2013년 철도 도로공사 등 5억7600만 달러에 이르는 ‘특혜성’ 계약을 따냈다고 언론에 보도된 것이다. 야당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생활을 집중 공격했다. 내무부 산하 경찰 반(反)부패수사팀은 사파타를 체포해 부정축재, 부당이득금 세탁 등의 혐의를 조사했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