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편집-보도국장 간담회]경제 살리기 해법
예정보다 40분 넘겨 130분 질의응답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45개 중앙 언론사 편집국장과 보도국장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당초 예정된 90분보다 40분이나 긴 130분에 걸쳐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문제에 대해서는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 개혁 4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 “한국판 양적완화 긍정 검토”
박 대통령이 양적완화를 추진할 뜻을 밝힌 만큼 20대 국회 개원 직후 정부와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은법 개정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판 양적완화가 추진되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이 정책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온 한은의 고민이 크다.
야당의 반발도 거세다. 총선 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부실한 거대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것이지 서민 생활이나 경제 활성화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언급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우려를 불식시키고 야당을 설득하는 게 한국판 양적완화 추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세와 관련해서 박 대통령은 “세금을 올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그래도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지면 국민이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세금을 올리는 문제는 항상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줄곧 지켜 온 생각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법인세율을 내려 기업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들이 다 도망갈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여당이 주장한 ‘양적완화’에는 찬성, 야당이 주장한 ‘법인세 인상’에는 반대 입장을 보인 것이다.
○ “대기업 지정 제도 바뀌어야”
앞서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 셀트리온, 하림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으로 지정했다. 2009년에 새 기준이 마련된 이후 7년째 같은 기준(자산 5조 원 이상)이 유지되면서 셀트리온 같은 기업이 삼성그룹과 같은 규제를 받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카카오 같은 데서 뭘 좀 해보려고 하는데 대기업으로 지정돼 이것도 못 하고 저것도 못 하게 되면 누가 더 크려고 하겠느냐”며 “뭘 해 보려는 것을 다 발목을 잡아 놓고 투자가 안 되느니, 경제 활성화가 안 되느니 그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대기업 기준 변경을 검토 중이다.
최근 화두가 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박 대통령은 개별 기업의 처리 방향에 대해선 말을 아낀 대신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문제 해결에 국회가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신산업 투자가 일어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구조조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근로자들이 재취업을 한다”며 “그게 노동개혁법에 다 있는 건데 (노동 개혁 추진이) 안 되니까 안타깝고 아쉬웠다”고 말했다.
야당에서 고용 안정성을 해친다며 반대하는 파견법에 대해서는 “파견법을 통해 실업자들이 빨리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파견법만 통과되면 9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파견법을 가장 바라는 곳이 중소기업”이라며 “구조조정의 대책도 되는 만큼 국회에서 전향적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