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노회찬 당선자가 최근 불거진 전국경제인연합의 보수단체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에 대해 “권력기관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했다.
노회찬 당선자는 27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2011년 7월 한진중공업 사태로 어버이연합 회원들과 갈등을 빚었던 일을 언급했다.
노 당선자는 당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천막을 쳐 놓고 단식 농성을 했다. 그 앞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저 천막 철거 안 하면 우리가 저 천막 다 때려 부수겠다”라고 위협했다.
노 당선자는 당시 어버이연합 회원들의 행동에 대해 “그 사태에 대해서 정확하게 잘 알고 있지도 않고 본인들과 이해관계도 별로 없는 문제에 대해서 동원된 듯한 느낌, 자의로 왔다기보다는 청부를 받아서 행동에 나선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JTBC는 전경련이 어버이연합 측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한 기독교 선교복지재단의 계좌에 거액을 송금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가 집회나 시위를 할 때 필요한 금액을 제시한 출처가 전경련”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어버이연합에 청와대 관계자가 집회 개최를 지시했다’ ‘국정원과 어버이연합이 긴밀한 협조 관계에 있다’는 등 각종 의혹이 연일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노 당선자는 단순히 어버이연합 회원들에게 일당을 주고 어떤 일을 청부했기 때문이 아니라, 관련된 단체가 권력기관인 ‘전경련’이기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함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 관계자, 국정원 등도 언급하며 “최고의 권력기관들에 의해 자행된 불법 정치공작 의혹이라는 점에서 간단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민간단체를 불법적,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 단체가 국가기관이라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경련이 사태의 주역인지 들러리인지 더 조사돼야 할 바”라며 ‘전경련조차도 이름을 빌려주거나 동원된 것이 아닌가’하는 측면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경련이 자신들이 옹호하려는 이익과 무관한 일에까지 이런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사람들을 동원해 정치적 행위를 벌인 것이 도저히 납득 가지 않는다”라며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 문제에 대해 전경련이 개입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자금의 원천은 전경련이 아닌 다른 곳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 당선인은 “전경련이 이 대목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 못한다면 그건 분명 권력기관의 떳떳하지 못한 돈으로 보인다” 며 국가 기관 개입의혹을 제기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