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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법대 출신 과외교사 학부모에 19억 사기

입력 | 2016-04-27 19:08:00


자신이 가르치던 수험생 부모로부터 대학 입학 청탁 등의 명목으로 약 5년간 49차례에 걸쳐 19억 원을 받아 가로챈 명문대 출신 과외교사가 검찰에 구속됐다.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2부(부장 정진기)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박모 씨(38)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2010년 5월부터 2년간 A 군(18·당시 고3)에게 논술을 가르치면서 “특정 논술학원에 로비하면 학원과 연결된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다”며 청탁 명목으로 학부모 이모 씨(49·여)로부터 16회에 걸쳐 5억5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그러나 A 군은 대입에 실패했다. 그러자 박 씨는 “수원지검이 우리가 대입 청탁한 사실을 수사하고 있다”며 거짓말을 하고 이번에는 수사 무마 명목으로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6회에 걸쳐 6억71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수원지검 담당 수사관 이름의 계좌로 특별형사공탁금을 내면 수사를 받지 않을 수 있고 수사가 끝나면 돌려받을 수 있다”고 속여 추가로 15회에 걸쳐 6억5650만 원을 받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검찰 감사반이 수원지검 입시청탁 수사 무마를 문제 삼으려 하니 뇌물을 줘야한다”며 또 속여 3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지난해 8월부터 이 씨가 의심하기 시작하자 박 씨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처럼 사시 합격증서를 위조해 제시하고, A 군 부모가 수사대상이 된 것처럼 검사 명의의 공소장을 위조하기도 했다. 또 특별형사공탁금을 돌려받아야 하는데 부장검사가 계좌를 정지시켜 돌려받지 못하는 것처럼 각종 법원 관련 서류를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들의 명문대 입학도 이뤄지지 않고 돈도 돌려받지 못하자 이 씨는 지난달 박 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디지털 증거분석과 계좌거래내역 추적 등을 통해 범행 일체를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씨는 이번 건과 비슷한 대입 청탁비 사기사건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에 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박 씨는 이 씨가 건넨 돈을 모두 주식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안양=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