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통 체감무게 70% 줄여 획기적… 국제소방안전박람회서 판로 모색 10대 로봇산업 프로젝트 본격 추진… 권역별 투자유치 속도 빨라질 듯
2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서 개발회사 직원이 소방용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엑스코 제공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서 11kg짜리 산소통 1개를 메고 45분 정도 인명구조 활동을 한다. 소방관의 다리 힘이 세지면 활동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산소통의 체감 무게를 70%가량 줄여 준다. 사용자는 30%의 무게만 느낀다. 소방관이 이 로봇을 착용하면 산소통을 2개까지 멜 수 있다. 2개의 무게인 22kg은 6.6kg으로 줄어들고 인명구조 활동 시간은 2배로 늘어난다. 경북소방학교 화재 진압 연습용 고층빌딩에서 소방관을 대상으로 실증 시험을 하고 있다. 김남석 교관(38)은 “계단을 오를 때 로봇이 밀어줘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다만 25kg가량인 로봇 자체 무게 때문에 혼자서 입고 벗을 때 어려움이 있어 개선 방법을 찾고 있다.
로봇의 시제품 제작비는 4700만 원이지만 대량생산하면 800만 원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력지원 웨어러블 로봇은 미국 일본에서 국방용과 산업용으로 개발됐다. 소방용은 처음이라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포항)과 함께 수중(水中)건설로봇과 국민안전로봇 등 주요 사업을 추진하면서 쌓은 기술력과 기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 개발 분야를 넓힌다. 제조와 가전, 산업용 로봇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힘쓴다. 경북농업기술원과 축산기술연구소, 소방학교 등은 테스트베드(시험환경) 역할을 한다.
경북도는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산업단지를 우선 분양한다. 공장 설립과 관련된 규제를 최대한 완화할 방침이다. 매년 5개 과제를 선정하던 특화 로봇 개발 사업은 10개까지 확대한다.
로봇 전문 인력 양성도 추진한다. 경북도는 국민안전로봇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기 위해 영남대에 로봇학과 신설을 제의했고 내년 학기 운영을 검토하겠다는 답을 얻었다. 로봇의 뼈대를 구성하는 주재료인 베어링과 관련해 영주의 동양대가 개설에 적극적이다. 영주에는 관련 기업이 20여 곳이 있는 등 베어링 산업 기반 환경이 좋은 편이다. 김호섭 경북도 창조경제과학과장은 “우수 인재 양성은 로봇산업 발전의 핵심 요소”라며 “로봇이 융합산업과 창조경제,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