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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장관 부처들 “피로감 커져가”

입력 | 2016-04-28 03:00:00

[4·13총선 이후]
朴대통령 “개각 생각 안해” 후폭풍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에서 “국면전환용 개각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힌 걸 놓고 관가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경제 안보 현안이 많아 당분간 개각 여유가 없다는 뜻이지 “개각은 없다”는 데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는 해석도 있지만 몇몇 ‘장수 장관’ 부처에선 고위직 인사 숨통이 트이지 않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들리고 있다.

박 대통령 취임 직후 임명된 뒤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는 장관은 윤병세 외교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 3명이다.

윤병세 장관은 1987년 개헌 이후 최장수 외교부 장관으로 기록되고 있다. 관가에서는 윤 장관이 대통령 재임 기간 5년 동안 같이 갈 것이라는 의미로 ‘오(五)병세’라고 부르고 있다. 외교부 주변에서는 이제 장관보다는 주요국 대사 교체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유흥수 주일 대사가 사의를 공식화한 상황이고 주미, 주유엔 대사도 통상 임기인 3년을 채웠다.

농식품부는 장차관, 1급 3명 중 2명이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교체되지 않아 인사 변화가 없는 대표 부서로 꼽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인사가 적체되다 보니 조직원들이 피로를 느끼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위공무원들이 한자리에서 계속 근무하다 보니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환경부는 윤 장관이 3년 이상 근무하는 동안 승진을 기다리던 실·국장 일부는 산하기관으로 옮기거나 퇴임했다. 환경부 내에서는 최근 미세먼지 대처와 예보 등 관련 업무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를 통한 분위기 쇄신 기회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내부의 무기력함이나 관성이 이대로 굳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2014년 6월 임명된 한민구 국방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7월 임명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비교적 오래 재임 중이다. 박 대통령이 총선 패배 후 공직 사회가 흔들리는 걸 막기 위해 개각에 선을 그었을 뿐 남은 임기(1년 10개월)를 감안할 때 몇몇 부처의 개각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제시한 3당 대표 회동은 향후 박 대통령 국정 운영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입법 사안은 야당의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노동개혁, 경제활성화 등 주요 국정과제와 관련된 법안에 야당이 전향적 자세를 보일지, 야당이 강력 반대하는 파견법 등에 대해 박 대통령과 여당이 그동안의 태도를 바꿀지가 관건이다.

청와대는 5월 중순 이전에 회동이 성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여당 지도부 구성이 언제 끝날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회동 시기는 유동적이다. 새누리당은 다음 달 3일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지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합의를 못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은 당 대표가 오고, 여당은 원내대표가 오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다”면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정해진 뒤 회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 내에서는 언론, 정치권과의 만남 이후 박 대통령이 ‘소통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참모는 “국가 원로, 종교 지도자와의 만남 등을 통해 소통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편집국 종합·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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