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유벤투스에도 흑역사가 있다. 2005∼2006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벤투스는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승부 조작이 들통 났기 때문이다. 유벤투스는 강등과 함께 시즌 시작을 승점 ―17에서 시작하라는 징계도 받았다. 시즌 도중 징계 완화로 마이너스 승점 6점을 감경받은 유벤투스는 결국 2부 리그 우승으로 다음 시즌 1부 리그에 복귀했다.
올 시즌 국내 프로축구에도 2006∼2007시즌의 유벤투스와 사정이 비슷한 팀이 있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의 경남이다. 경남 구단은 돈을 주고 심판을 매수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2월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7000만 원의 벌금과 함께 2016시즌을 승점 ―10에서 시작하라는 징계를 받았다. 한 시즌을 마이너스 승점에서 시작하라는 징계는 국내 프로축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김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6경기를 치른 27일 현재 2승 2무 2패, 승점 ―2로 11개 팀 중 최하위다. 감점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면 승점 8로 부천에 골 득실차에서 뒤진 6위다. 경남은 30일 부천과의 안방경기에서 승리하면 김 감독이 얘기한 4월 내 마이너스 승점 탈출을 이루게 된다.
김 감독은 “징계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직전 경기에서 안산(1위)에 많은(5골)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수비는 그런대로 괜찮다. 문제는 공격이다. 루마니아 출신의 공격수 크리스찬의 득점력이 살아나고 미드필더 배기종이 가세하면 공격력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팀 같은 상황에서도 1부 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을 한 번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경남은 올 시즌 6경기에서 4골에 그쳤지만 김 감독은 지금의 선수 구성으로 볼 때 나쁜 성적은 아니라고 보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감점 10점의 핸디캡을 안은 경남을 4위 안에 들게 해 클래식 승격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감독 김종부를 클래식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