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7)이 18개월만의 공식 경기를 28일 모두 마쳤다. 박태환은 28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벌어진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일반부 100m에서 48초91로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 기록(48초42)을 깨지는 못했지만 국제수영연맹(FINA) A기준 기록(48초99)을 넘어섰다. 이번 대회 출전 4종목에서 모두 A기준 기록을 통과한 박태환은 4관왕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박태환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로 제가 할 수 있는 건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서 국내 최고의 기량을 다시 한번 입증보임에 따라 그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대한 논란에는 본격적인 불이 붙었다.
● 압박감 이겨내고 입증한 경쟁력
박태환은 “대회 전에 (체육회 규정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당황도 하고 충격도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이렇다 저렇다 말로 얘기하기보다는 기록적인 부분으로 보여드린 다음에 말을 해야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팬들의 시선도 어느 때보다 많이 의식했다고 했다. 전날 열린 자유형 400m에서 경기 직전 수영복 끈이 끊어져 출발이 늦어진 것에 대해 박태환은 “수영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몸이 얼어붙었다. 경기가 나 때문에 지체되면 특혜라는 말이 나올까봐 수영복을 갈아입을지 수영복이 흘러내려 가는 한이 있어도 그대로 뛸지 순간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 열쇠는 여론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민상 감독은 “태환이가 징계 기간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태환이가 수영인생 마지막을 리우에서 불태우고 싶어 한다. 제가 무릎을 꿇어서라도 태환이를 올림픽에 보내고 싶다”며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이중처벌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규정에 대해 법적으로 다퉈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박태환은 “규정 부분은 내가 말했을 때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날 “현재로서는 국가대표 규정을 바꿀 생각은 없다”면서도 “국민들의 생각이 중요하다. 채육회도 여론의 흐름을 보고 있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은 결국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광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