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요즘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8000만 인구에,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2위의 자원부국이란 점에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 신흥시장으로 떠올랐다. 한국 중국 일본도 앞다퉈 이란시장의 선점 경쟁에 나섰다. 올 1월 중국 시진핑 주석은 국제사회에 복귀한 이란을 공식 방문한 첫 정상이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도 하반기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8월 이란을 찾은 배우 송일국은 현지에서 ‘주몽’의 폭발적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설의 왕자’란 이름으로 소개된 ‘주몽’의 시청률이 85%, 그의 얼굴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수도에서 1500km나 떨어진 시골에서 무작경 상경한 아가씨도 있었다. 그해 이란의 한 블로거는 ‘한국 드라마 주몽은 이란의 안방 풍경을 바꿔놓았다’고 적었다. 저녁식사 후 오순도순 대화하는 모습이 사라지고 온 가족이 TV 앞에서 붙박이가 됐다는 것이다. 사극으로 불붙은 한류는 가전시장에서 한국의 독주로 이어졌다. 중산층 주부가 LG, 삼성 냉장고나 TV를 들여놓으면 이를 자랑하기 위해 손님을 부르지만 한때 유행한 소니 제품을 바꾸지 못한 집은 창피해서 아예 천으로 가려놓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