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차르트’의 주역 이지훈 “꽃미남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이제 더 큰 배우로 거듭나야죠”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모차르트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이지훈(왼쪽). 10년째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는 그는 “뮤지컬 도전 초창기 시절, 연출가들로부터 호되게 혼나며 많이 배웠다”면서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무대 위에서 빛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평생 갈고 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EMK 제공
지금은 가수, 연기자,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는 이지훈(37) 얘기다. 그는 2006년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10년간 뮤지컬 ‘위키드’ ‘에비타’ ‘엘리자벳’ ‘삼총사’ ‘쓰릴 미’ ‘라카지’ ‘햄릿’ 등 대형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뮤지컬 배우로서도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6월에는 인기 뮤지컬 ‘모차르트’의 주역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다.
그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맹연습 중이다. 26일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2일 전부터 본격 연습에 들어갔는데 ‘멘붕’ 상태”라며 “3옥타브를 오가는 고음의 노래도 있고, 첫 연습부터 디테일한 고이케 슈이치로 연출의 주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엄살을 피웠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남자 배우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한다. 주인공 모차르트 역을 맡은 대다수가 이 작품을 통해 스타로 거듭난 데다, 뮤지컬 배우로서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로 활약하다 뮤지컬 스타로 발돋움한 JYJ의 김준수와 가수 박효신이 이 작품으로 데뷔했다. 신인이었던 배우 박은태도 부상을 입고 빠진 가수 조성모의 자리를 대신해 무대에 섰다 일약 스타가 됐다.
이지훈은 “초연을 시작으로 매번 재공연될 때마다 ‘모차르트’는 빼놓지 않고 봤다”며 “모차르트 역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그와 함께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배우 전동석이 나란히 모차르트 역에 도전한다.
애주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술과 담배를 끊었다. 데뷔 20년간 목이 쉰 적이 없을 정도로 튼튼한 성대를 자랑했지만, 최상의 소리를 내기 위한 노력이다.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경력이 늘어날 때마다 배우는 늘 최상의 컨디션에서 좋은 소리와 연기를 관객에게 선보여야 한다는 신념이 강해져요. 게다가 ‘모차르트’는 마니아가 많은 작품이고, 러닝타임 내내 주인공 모차르트가 부각되는 작품이라 책임감이 커요.”
그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본업이 바뀌었단 소릴 들을 정도로 뮤지컬 무대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섰을 땐 두려움이 컸어요. 소속사 추천으로 도전했는데 화려한 댄스가 많은 ‘알타보이즈’ 주연을 맡게 됐거든요. 제 팬들조차 ‘반 박자 느린 댄스’였다고 놀렸죠. 하지만 뮤지컬 무대는 경험이 늘수록 제 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영감을 줍니다. 모차르트를 계기로 더 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공연은 6월 10일∼8월 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만∼14만 원. 1577-6478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