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브로드웨이에선
성 소수자들의 삶을 진지하게 풀어낸 브로드웨이 뮤지컬 ‘펀 홈’. 2014년 토니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더뮤지컬 제공
작품의 주인공은 모르몬교 선교사인 케빈 프라이스와 아놀드 커밍햄. 국내에서도 왼쪽 가슴에 검은 명찰을 단 단정한 정장을 차려입고 선교를 하는 서양인을 종종 보는데 이들이 바로 모르몬교 신자다. 프라이스는 모범적이고 독실한 종교인인 반면 커밍햄은 전형적인 ‘너드형’ 인물로 망상에 가까운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한다. 이들은 2인 1조가 돼 2년 동안 우간다로 선교를 떠나게 된다. 가난과 에이즈가 만연해 있고 이곳의 독단적인 족장은 여성들을 강압적으로 할례시킨다. 이들의 선교 활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엉뚱한 상상력과 다양한 패러디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본질적으로 종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묵직한 결말로 마무리한다. 단순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음악은 작품의 매력을 한껏 살린다.
관객은 4면으로 둘러싸인 원형 무대에서 기억의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져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매 순간 어긋났던 부녀 관계의 진실을 확인하게 된다. 펀 홈은 토니상 5개 부문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