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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쓴 박근혜 대통령, 대이란 ‘세일즈 외교’ 돌입…수교 54년 만에 정상 최초

입력 | 2016-05-02 09:06:00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대이란 ‘세일즈 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박대통령은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54년 만에 정상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1일 이란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현지시간)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스카프의 일종인 ‘히잡(hijab)’을 착용했다.

박 대통령의 히잡 착용은 양국 관계 발전을 도모하고 이슬람 방문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3일까지 사흘간 이란을 찾아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란은 지난해 7월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타결과 경제 제재 해제 이후 자국 경제 재건을 위해 매진하는 상황이다. 우리에게도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서 '제2의 중동 붐'의 새로운 축으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우리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을 지원함으로써 경기 침체와 교역 규모 정체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란이 핵무기 개발 중단의 대가로 경제 제재 해제를 맞은 만큼 이번 방문으로 핵실험을 강행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북한에 실효성 있는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도 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1시간15분 가량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 관계 평가 및 발전방향, 구체적 실질 협력 방안, 역내 정세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건설, 조선 등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및 사업 수주 지원과 원유수입 확대 등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건설·에너지 분야에 집중됐던 양국 협력 분야를 보건의료, ICT, 문화산업 등으로 다각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하는 메시지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미국 등 주변국과의 협의를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부흥을 위해 국제사회에 복귀했다는 점에서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이란의 진정성을 평가하고 북한도 이를 본받을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져 온 만큼 한·이란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에 핵 포기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현재 추진 중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 면담도 관건이다.

이란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일반 행정을 맡으면서도 이슬람교 지도자인 최고지도자가 국가 중대사의 최종 결정 등 주요 국정운영에 있어 절대 권력을 갖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갖고 있다.

국가·정치·종교적 최고 권력자인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 면담이 성사될 경우 우리 정상으로서는 처음 이란을 방문하는 계기에 대통령과 최고지도자를 잇달아 만남으로써 양국 협력 관계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에는 역대 최대인 236개사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대기업 38개사, 중소·중견기업 146개사, 경제단체·공공기관·병원 등 52개사로 구성됐다.

한편, 이란은 인구 8000만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에 세계 4위의 원유 매장량과 세계 1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갖추고 있어 최대 신흥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 꼽힌다.

특히 이란은 핵무기 개발 추진 의혹과 관련해 부과됐던 국제사회의 제재가 올해 1월 해제되면서 중동에서 제2위의 경제 규모에 더해 연평균 6%의 빠른 성장도 예상된다. 경제 재건을 위해 에너지, 교통 등 인프라 투자와 정유·철강 등 산업기반 확충에도 나선 상태여서 국내 기업들의 수주 기회도 풍부하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