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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이랑의 진로탐험]조앤 롤링 “좋아하는 일 했더니 성공”

입력 | 2016-05-04 03:00:00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던 실업자가 세상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을 탄생시켰다면, 이런 상황을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당장 떠오르는 말은 ‘기적’입니다. 실업자와 베스트셀러 작가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간극이 너무나 크니까요. 정부보조금으로 생활하며 어머니를 간호해야 했던 여성, 폭력 남편에게 시달려 이혼하고 직장에서 해고를 당해 힘겹게 생활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어떻게 책으로 5조 원에 가까운 재산을 모을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영국 여왕이 주는 작위를 받고 하버드대의 명예박사가 되고, 전 세계인이 모두 아는 유명 작가가 되었을까요?

기적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을 때를 말합니다. 처음과 끝이 판이해 보통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둘을 이어 준 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을 찾는다면, 특출한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사람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요?

기적의 주인공은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입니다. 그녀가 역경을 극복했다는 점, 그리고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가가 되었다는 건 잘 알려진 이야기죠. 현재 해리포터 시리즈는 4억5000만 부 이상 팔렸고,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기적을 이어 준 끈은 겨우 5세 때부터 바랐던 동화작가란 희망이었습니다. 그녀는 바닥의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찾은 것이 아니라, 가장 먼 기억에서 원하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아무리 찾아봐도 좋아하는 것에서밖에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제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자꾸만 꿈을 강요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꿈이 없으면 무언가 부족한 사람처럼 여기는 어른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요구가 강해지면 우리는 근본적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할지에 대한 물음에서는 멀어질 수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또는 아무 생각 없이 결정한 진로는 나중에 결국 후회를 낳을 수 있고, 성인이 되어서 다시 진로 문제를 고민할 수 있습니다. 결국 변치 않는 건 무슨 일이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 기준을 세워 선택하는 사람은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잘하는 일, 또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어떤 선택이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건 ‘행복한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잘하는 일은 자신감을 주고, 좋아하는 일은 즐거움을 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적 같은 행복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좋아서 빠질 수 있는 분야를 찾아보세요. 논어에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낙지자(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란 말이 있죠?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단 뜻입니다. 결국 결정하는 사람도, 그 결정을 책임지는 사람도 ‘나’입니다. 그런 내가 좋아서 빠질 일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도록 어린 시절, 학교 공부, 과외 활동, 친구 관계, 취미 등을 살펴보며 언제 가장 행복한지를 따져 보길 바랍니다.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