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규정에 발목이 잡혀 리우 올림픽에 나갈 수 없는 박태환(27). 국민 여론이 그의 국가대표 선발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스승인 노민상 전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이 다시 한 번 박태환을 구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 전 감독은 4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박태환이) 많이 괴로워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노 감독은 “애절하다”며 “앞으로는 나이도 있고 힘들다. 또 한 번 좌절해서 여기까지 끌어 올라온 것도 대견한데 여기서 또 좌절하고 리우 이후를 보라고 하면 참 힘든 문제다”라고 토로했다. 27세인 박태환은 이번 리우 올림픽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70%가 넘는 국민이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지지한 가운데 정치권은 물론 재계에서도 박태환 구하기에 나선 모양새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친박 핵심인 유정복 인천시장은 2일 “박태환에게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올림픽 출전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태환은 무릎을 꿇고 큰 절을 해 절실함을 전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사의 과실 판명이고 세계연맹에서도 문제없다는 결론인데 왜 우리 수영연맹에서 발목을 잡는지”라고 대한체육회의 태도변화를 촉구한데 이어 4일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국민의 여망이고 우리의 자랑인 박태환 선수가 꼭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공론화 했다.
재계인사 중 박용만 두산 인프라코어 회장은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 유망주의 가능성을 꺾어야 하나 싶다. 진심으로 형평성과 선례를 고려한 것인가”라고 대한체육회의 규정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 한 관계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기력향상 분과위원회에서 조만간 소위원회를 열어 국가대표 수영 선수 명단을 추천할 예정”이라며 “이를 이사회에 넘겨 명단을 확정하게 되는데 박태환 선발 여부에 대해 분과위원회에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만약 분과위원회에서 박태환의 필요성을 역설할 경우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국가대표 선발 규정 개정의 과정을 거치면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 길이 열린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 마감은 7월 18일이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