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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원내대표 확정…발넓은 정진석, 전략통 우상호, 고단수 박지원

입력 | 2016-05-05 03:00:00

[여야 3당 원내대표 확정]20대 국회 협상, 院구성이 첫 과제




20대 국회 여야 4당의 ‘원내사령탑’이 결정되면서 국회 원(院) 구성 협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소야대와 3당 체제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각 당은 지금까지의 관례에서 벗어나 새로운 협상 전략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각 당 원내사령탑의 ‘역할과 전략’이 한층 복잡해지고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 기법으로 각 당 원내대표가 맞닥뜨린 과제와 전망을 분석했다.

○ 20대 국회 협상은 고차 방정식

각 당 신임 원내대표에게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여당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협상 대상인 야당 원내대표에는 86그룹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풍부한 경륜을 자랑하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버티고 있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정 원내대표는 야권과의 대화 경험 등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전략통인 우 원내대표, 노련한 박 원내대표와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19대 국회는 여야 간 1 대 1 협상이었지만 20대는 ‘1 대 2’ 또는 ‘1 대 1 대 1’의 협상을 해야 한다. 당장 국회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벌써부터 협상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우 원내대표는 이날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가 정착되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고, 정 원내대표 역시 “협치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세 원내대표 모두 소통에 강점이 있고 비교적 합리적인 정치 노선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협치’ 모델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정의당 노회찬 신임 원내대표도 “여소야대 국회에서 협력은 필수적”이라면서 “국민의당과 더민주당 사이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다”고 밝혔다.

원내 제3당인 국민의당의 출현으로 16개 상임위원장 배분도 복잡해졌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각각 8개, 국민의당이 2∼4개를 희망하고 있어 절묘한 ‘삼각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에선 관례에 따라 국회의장은 더민주당이 맡는 대신 법안 처리의 길목인 법제사법위원장은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두 야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자칫 3당 체제에서 원 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20대 국회 역시 개원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여당인 정 원내대표와 제1당인 우 원내대표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캐스팅보트를 쥔 박 원내대표의 노련함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여야 원내사령탑, “최우선 과제는 계파 청산”


여야 공히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주요 화두는 계파 패권주의 청산과 당내 화합이었다. 하지만 1, 2당의 원내대표가 여전히 당 주류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당선되면서 이들이 계파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정 원내대표는 범친박(친박근혜)이지만 계파 성향이 옅어 당내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게 강점이다. 다만 친박의 ‘물밑 지원’을 받은 만큼 당청 관계나 계파 이해 조정 과정에서 자율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가 있다.

특히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였던 친박계가 당내 최대 세력임을 확인하며 향후 비상대책위 구성과 당권 등을 놓고 비박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정 원내대표는 7월경 치러질 전당대회까지 당내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운동권 출신이지만 합리적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우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옅다는 점이 강점이자 약점으로 거론된다. 우 원내대표는 범주류로 분류되지만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 직계는 아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 이후 당 안팎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86그룹을 제외하곤 든든한 당내 지원군이 없다는 뜻이다. 친노(친노무현)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 속에서 내부 알력에 흔들리지 않고 김 대표와 안정적인 ‘투톱’ 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국민의당 역시 개원을 앞두고 수면 아래 잠복해 있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측과 호남 의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