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5단 ● 송규상 5단 준결승 2국 4보(42∼55)
백 42는 좌변 흑을 압박한다기보다는 중앙 백 다섯 점의 탈출에 리듬을 불어넣기 위한 수. 이때 흑 43으로 뛴 수가 좋았다. 참고 1도 흑 1로 밀면 백 2∼6의 행마가 경쾌하다. 반면 흑은 둔탁하다. 흑 43 때 기분 같아서는 참고 2도 백 1로 뚫고 3으로 끊고 싶다. 백 7까지 흑 한 점을 축으로 잡으면 굉장히 큰 성과다. 그러나 흑 8의 붙임수가 있어 흑 10까지 기둥에 해당하는 백 다섯 점이 잡힌다.
백은 44로 붙여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제 흑 47의 보강은 불가피하다. 중앙 48의 곳에 뻗고 싶지만 아까 본 참고 2도의 흑 8이 이젠 성립하지 않는다.
백은 48로 젖혀 중앙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흑 49의 이단젖힘이 흑의 기세이자 강수. 지금 서로 부딪치는 백병전인데 백의 모양이 허약하기 때문에 일단 백이 참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중앙에서의 힘겨루기에서 빈틈을 보이면 곧장 비세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참을 순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다. 흑 55도 양보할 수 없는 곳. 이에 백이 또 젖혀 나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