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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이 책!]달인의 길에는 우회로가 없다

입력 | 2016-05-06 03:00:00

조지 레오나르드 ‘달인’




문화 연구자로서 내 주된 연구 분야는 자기계발이다. 자기계발 이데올로기가 사회에 끼치는 위험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내가 쓴 책은 모두 이에 대한 비판이거나 대안이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 자기계발 서적 추천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좀 당혹스럽지만 그럼에도 그런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편이다. 대략 1000여 권의 자기계발 서적을 읽어 왔기 때문에 내 나름의 안목도 생겼다.

자기계발서 가운데 삶의 성숙과 일의 개선에 기여하는 책이라면, 당연히 소개할 가치가 있다. 조지 레오나르드의 ‘달인’(사진)은 내가 첫손에 꼽는 자기계발서다.

이 책은 달인(達人)이 되기 위한 과정에 주목한다. SBS ‘생활의 달인’을 떠올려 보자. 여기에 나오는 달인은 “수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며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비범한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은 화려하지 않다. 그들은 기술을 묵묵히 몸으로 익혔다. 그 덕에 의식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습관의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는 지식도 마찬가지다. 지식을 머리로 익히는 것보다 중요한 게 몸에 새겨 넣는 과정이다.

‘달인’은 빠른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환상을 버리라고 일침을 놓는다. 책은 달인이 되기 위한 방법도 소개하는데, 이 중 첫 번째로 꼽은 게 제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훌륭한 스승의 존재다. 달인이 되는 것은 스승을 모방하는 데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스승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끝없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교훈은 독자를 졸음의 수렁으로 밀어 넣을 것처럼 보인다. 성공의 놀라운 비결(시크릿)을 알려준다는 자기계발서에 익숙한 이들에게 ‘달인’은 고답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달인의 길에는 우회로가 없다. 바람만으로 누구나 김연아가 될 순 없다. 그 쓰라린 진실을 이 책은 매력적으로 들려준다.
 
이원석 문화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