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빅터스’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가 애송했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란 구절을 되뇌며 스스로를 담금질해 지옥 같은 절해고도(絶海孤島)의 감옥생활을 견뎌냈다. 반면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고 이 시를 들먹인 사람도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 폭파범 티머시 맥베이는 2011년 사형집행 직전 최후진술을 대신해 이 시를 남겼다.
▷헨리의 시에서 이름을 딴 국제상이군인체육대회가 내일 미 올랜도에서 개막한다. 영국 해리 왕손의 주도로 2014년 런던에서 제1회가 열린 데 이어 두 번째다. 해리 왕손은 음주, 누드파티 사진으로 악동 이미지가 강하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도 앞장섰다. 2006년 소위 임관 이후 작년 제대할 때까지 왕실의 만류에도 아프간의 탈레반 거점지역 등에서 복무했다. 상이군인의 아픔을 뼈저리게 공감한 것이 인빅터스 창설로 이어졌다. 올 대회에는 15개국 500여 명이 참가하는데 그 속에 한국은 없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