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손학규 등 대선주자 측근들 원내지도부 안배 김종인 ‘다수 경쟁론’과 일맥상통… 당내 “86그룹, 킹메이커 노리는듯”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신임 원내 부대표단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욱 백혜련 부대표, 우 원내대표, 박완주 수석부대표.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8일 최인호 김병욱 당선자 등 11명의 원내 부대표단을 발표하며 인선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원내 지도부 구성에 당내 유력 대권 주자들을 두루 고려한 이면에는 원내 지도부를 장악한 ‘86그룹’이 내년 대선에서 적극적인 ‘킹 메이커’ 역할을 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86그룹의 태도는 “다수의 대선 주자 간 경쟁”을 천명한 김종인 대표의 생각과 궤를 같이한다. 김 대표는 그동안 “당의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며 ‘문재인 대세론’과 거리를 둬 왔다. 김 대표 측 인사는 “김 대표가 평소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지지율 1.5%에서 시작했다’는 말을 해 왔다”며 “86그룹 역시 대선 후보 경선을 통해 당시와 같은 국면을 만들어 낼 뜻이 있다면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의 ‘투 톱’인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 측이 의기투합한다면 문 전 대표에게는 향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세력이 다른 대선 후보들의 약진을 직간접으로 지원할 경우 당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부동의 1위인 문 전 대표로서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현재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에 우군이 많지 않은 친문(친문재인) 진영으로선 차기 당 대표만은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8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