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뮈클레르 말뫼商議 회장 “노사가 직접 위기 해법 찾아야… 인원감축보다 비전 제시 우선”
이달 2일(현지 시간) 스웨덴 말뫼 중앙역 앞 옛 코쿰스 조선소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말뫼 상공회의소. 이곳에서 만난 스테판 뮈클레르 말뫼 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사무실 유리창 밖을 가리키며 “저곳이 ‘말뫼의 눈물’이 서 있던 곳”이라고 말했다.
뮈클레르 회장은 “스웨덴은 1938년 기업과 노동자 간 ‘살트셰바덴 협약’ 이후 위기가 닥칠 때마다 노사 간 토론으로 해결책을 찾는 전통을 지켜왔다”며 “위기에 닥친 업종의 구조조정은 기업인과 노조가 직접 나서야지 정치인에게 맡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은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 정부 보조금으로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공장을 살리려는 ‘단기 처방’에만 매달리려 한다는 것이다.
뮈클레르 회장은 “한국은 여전히 최신 기술을 갖춘 조선 강국”이라며 “구조조정에선 단순한 인원 감축보다는 새로운 비전을 마련하는 일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인 아시아는 여전히 조선과 해운업의 최대 시장입니다. 기후 변화에 따라 새로운 북극항로 개발도 조선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죠. 북극해와 같은 극지를 오가는 차세대 선박을 개발하는 것은 한국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말뫼=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