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공직기강비서관실 재직… 당사자 “靑 근무 몇명과 처음 만나 靑비서실장-수석-장관 안다고 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의 법조로비 핵심 브로커로 알려진 이모 전 P사 대표(56·수배 중)가 2014년 10월 중순 고교 동창과 대화하며 실명을 언급한 A 비서관은 당시 대통령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실제 파견 근무했던 경정급 경찰관으로 8일 확인됐다. 이 대표가 녹취록에서 친분을 과시한 당시 청와대 수석, 정부부처 차관 등 유력 인사들이 이 대표와 모두 친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검찰이 이 대표의 신병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정관계 로비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 씨는 2014년 초부터 2015년 1월까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공직자 검증 등의 업무를 맡았으며, 현재는 모 지방경찰청의 계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14년 여름쯤 청와대에 같이 근무하는 분이랑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 이 대표를 봤으며, ‘잠실에서 레스토랑을 한다’면서 명함을 건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대표는 하도 안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 솔직히 기억은 안 난다”면서도 “뭐 (대통령) 비서실장도 안다, 청와대 수석도 안다, 장관도 안다고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이 대표와 만난 인사 중에는 사회적으로 면면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판사 등 법조인이 많았고, 검사장도 있었는데 실제 그 사람이 맞았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에는 자신의 사업을 방해하는 세력을 겨냥해 “저도 막강한 인맥이 있으니까 갈고리로 찍어서,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수사기관에) 수사를 시켜서 결정적으로 주저앉히려고 한다”고 말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대표가 A 씨를 ‘내 동생놈’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A 씨는 “나보다 열 살 위인데, 원래 그 양반 스타일이고, 교양 있거나 그런 게 아니다”면서도 “청탁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