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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을 빕니다]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6선 의원 지낸 마지막 ‘LG창업 1세대’

입력 | 2016-05-09 03:00:00

LS그룹 형제경영 기틀 마련… 장남 구자홍 회장 “배려정신 계승”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사진)이 7일 오전 3시 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구 명예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동생으로 ‘회(會)’ 자 돌림을 쓰는 6형제 중 넷째다. 큰형인 구인회 창업주와 함께 그룹의 토대를 닦았다. 구 명예회장의 타계로 범LG가(家) 창업 1세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고인은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춘강 구재서 선생의 4남으로 태어났다. 1950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럭키화학(현 LG화학) 전무로 기업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고인은 1958년 4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6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1973∼75년 무임소장관(현 정무장관), 1976년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뒤 1982년 LG그룹 창업고문으로 복귀해 다시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구 명예회장과 동생 고 구평회 전 E1 명예회장(5남), 고 구두회 전 예스코 명예회장(6남) 등 3형제는 2003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를 통해 LS그룹을 설립했다. 이때 경영권 분쟁 없이 조용히 계열 분리가 완료됐다. 당시 “욕심을 부리지 말고 순리대로 따르라”는 것이 고인의 뜻이었다. 재계에서는 LS의 계열 분리를 ‘무욕(無慾) 경영’으로 부른다.

고인은 LS그룹의 형제 경영 기틀을 마련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제들의 공동 경영은 2013년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현 LS-니꼬동제련 회장)에 이어 사촌동생 구자열 LS그룹 회장(구평회 회장 장남)이 그룹 회장직을 승계하면서 빛을 발했다.

고인은 2009년 부인 최무 여사(2012년 작고)와 결혼 70주년을 맞았다. 장남 구자홍 회장은 “두 분이 반세기 이상 해로하고 영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존경과 배려의 힘이 큰 것 같다”며 “앞으로도 가족 모두가 이러한 두 분의 정신을 이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소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이 찾아 애도를 표했다.

유족으로는 구자홍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 근희 혜정 씨 등이 있다. 장례는 LS그룹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오전 9시 반, 장지는 경기 광주시 오포읍 매산리 광주공원묘원. 02-3010-2631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이샘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