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野 원내대표 상견례 미묘한 긴장감, 禹 “둘 다 DJ 문하생”… 朴은 침묵
웃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견례를 겸해 만나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회동이 시작되자 우 원내대표가 먼저 “원(院) 구성부터 야당끼리 잘 협력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꽃피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오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저희는 캐스팅보트가 아니라 선도정당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제1당에서 베풀어야지, (의원 수) 적은 당에 내놓으라 하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우 원내대표가 “양당이 성과를 내도록 선(先) 협력하자”고 하자 박 원내대표도 그제야 “물 흘러가듯 잘 지도해 달라”며 한발 물러섰다.
회동이 끝날 무렵 우 원내대표가 “둘 다 DJ의 문하생이라 누구보다 협조가 잘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지만 박 원내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박 원내대표는 1987년 DJ가 이끄는 평화민주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고 우 원내대표는 2000년 DJ의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정치권에 발을 내디뎠다. 박 원내대표가 회동장을 나가며 거듭 양보를 요청하자 우 원내대표는 “양보할 건 시원시원하게 할 테니 걱정 말라”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당 당선자 38명에 대한 상임위 희망 조사에서는 지역구 교육 예산 확보가 용이해 인기가 높은 교문위에 지원자가 10명이나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4명까지 교문위에 배치될 것으로 보고 있어 교문위를 1순위로 희망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를 놓고 “당 대표가 ‘노른자위 상임위’를 차지하려 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당초 안 대표는 외교통일위 지망도 고민했지만 외교안보 수업을 위한 대권 행보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더민주당도 당선자 123명 중 30여 명이 교문위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길호 kilo@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