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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달라는 조선업계 노조

입력 | 2016-05-11 03:00:00

현대重-대우조선 노사 임단협 시작
고용세습-사외이사 추천권도 요구… 구조조정 거부… 올해 夏鬪 거셀듯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사가 10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상견례를 열면서 조선업계 임·단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달 한국 조선업계는 200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선박을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노조는 구조조정을 거부하고 오히려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올해도 거센 하투(夏鬪)가 전망된다.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4일 열린 노조 임·단협 출정식에서 “인사, 경영에 개입해 무능 경영, 부실, 부패를 끝장내겠다”며 투쟁을 예고해 3년 연속 파업 우려도 커진 상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9만6712원 인상과 성과급 250% 이상 지급, 해외 연수자 확대,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고용 세습 등은 물론이고 사외이사 추천권 등 경영권을 침해하는 내용도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에 ‘임금 동결, 쟁의행위 자제’를 약속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임·단협에서 ‘고용 보장(구조조정 반대)’과 ‘생활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은 동결하지만 매일 잔업을 1시간씩 보장하고, 호봉 간 임금 격차를 조정해 실제 수령액을 높여 달라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기본급 동결’과 ‘고용 보장’을 제1요구안으로 내걸었다. 또 회사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인센티브(PI)를 상·하반기 100%씩 고정 지급하라는 주장도 담았다. 회사가 지난해 1조5019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조합원들이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자 아예 인센티브를 고정급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다.

문제는 조선업계가 노조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10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조선업계 수주량은 ‘0’이었다. 클라크슨리서치가 수주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한국 조선업계 월별 수주량이 ‘0’인 때는 9·11테러의 영향을 받았던 2001년 10월과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월 이후 3번째다.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시급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이번 주 KEB하나은행에 사무직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부서 391개를 305개로 감축, 비핵심 자산 매각, 효율성이 떨어지는 독 가동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이르면 이번 주 KDB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번 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만나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김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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