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의 북한]전체 128명 중 42번째로 호명 사실상 김정은의 비서실장 역할… 김경희는 중앙위원 명단서 사라져
10일 오전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 폐막을 기념하는 군중대회에서 유독 움직임이 활발한 사람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선전선동부 부부장이었다. 검은색 치마 정장을 입은 김여정은 주석단 안쪽에서 동선을 안내하거나, 화동들이 건넨 꽃을 받아드는 등 김정은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다. 이번 행사 의전을 김여정이 직접 주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김여정은 이날 공개된 노동당 최고 지도기관인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중앙위원 128명(위원장 제외) 가운데 42번째로 호명돼 명단 앞쪽에 자리했다. 당초 부부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거나 정치국 위원이 될 것이란 전망보다 파격적이지는 않지만 ‘백두혈통’ ‘2인자’의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여정이 앞 순위에 호명된 것은 핵심 실세로 부상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여정은 2014년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통해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지난해 1월 노동당 부부장이라는 공식 직함이 처음 공개됐다. 연령과 경력을 고려할 때 이번 중앙위원 임명은 초고속 승진이라 할 수 있다. 오빠 김정은도 후계자로 지명된 이듬해인 2010년 9월에야 당 중앙위원으로 선출됐고 다시 1년 반이 지난 뒤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다.
김정은의 여동생이 핵심 실세로 떠오른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는 당 중앙위원 명단에서 사라졌다. 김경희는 2013년 12월 남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을 계기로 일선에서 물러났고 당 중앙위원 직함만 유지하고 있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