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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49기 아마국수전… 각축(角逐)

입력 | 2016-05-12 03:00:00

○ 이승준 5단 ● 송규상 5단
준결승 2국 9보(110∼120)




흑 ○에 백 10으로 물러선 것은 정수. 바로 틀어막으면 전보 참고도에서 본 대로 귀로 침입하는 수가 있다.

이때 흑 11이 맥점이긴 한데 수순이 잘못됐다. 먼저 참고도 흑 1로 단수 치고 3(실전 흑 11)으로 뒀으면 흑 5가 성립한다. 수순의 중요성은 익히 아는 바이지만 고수일수록 미리 단수하지 않고 맛을 남겨놓은 뒤 결정적 순간에 단수하려다가 실기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반면 ‘맛’ 대신 ‘확실함’에 의존하는 알파고는 프로들이 보통 하지 않는 단수를 여러 차례 선보여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먼저 단수하지 않고 실전 흑 11로 두자, 백이 12로 반발한다. 흑 13의 단수 때 백이 단수를 외면하고 14로 좌하 흑을 모조리 잡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흑 17까지의 바꿔치기는 누가 이득일까. 중앙에서 흑이 백 11점을 잡은 실리는 30집에 육박하지만 좌하 흑 5점을 잡은 것은 안팎의 맛까지 따지면 30집이 넘는다. 좌하에 흑이 준동하는 뒷맛이 남아 있긴 하지만 백은 바꿔치기를 통해 일단 실리를 거의 따라잡았다.

백이 끌려 다니다가 흑의 수순 착오에 힘입어 다시 각축을 벌이게 된 형국. 이제 흑이 새로이 분발해야 할 시점이다. 17=○.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