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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근 교수 “정당 산하 싱크탱크 정책보다 홍보 치중 한달짜리 연구만 해”

입력 | 2016-05-12 03:00:00

정당학회 토론회서 일침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여연), 더불어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민연) 등 여야 싱크탱크가 ‘연구기간 1개월짜리’ 단기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수, 진보의 정책 비전을 생산해야 할 정당 정책연구소가 현안 대응만 하고 있는 것이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권자의 날(5월 10일) 기념 정책선거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2015년 정당보조금을 받은 여야 3당 정책연구소의 연구 활동을 분석한 결과 정책 개발보다 정책 홍보나 여론조사에 치중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한국정당학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지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로 중·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개발해야 할 정책연구소가 현안에 대한 리포트를 내는 데 그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여연의 경우 2015년에 실시한 140개 연구과제 중 69.3%인 97개 과제의 연구기간이 각각 1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민연은 144개 중 79.9%인 115개, 정의당의 미래정치센터는 199개 중 89.4%인 178개가 ‘1개월짜리’ 연구였다. 반면 3곳 모두 1년 이상 걸리는 연구과제는 한 건도 없었다.

지 교수는 정당 정책연구소가 전문 연구 활동에 집중해 명실상부한 싱크탱크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으로 “정당에서 재정적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여연 김원표 연구위원은 “야당 정책연구소는 후원금 모금에 대해 여당에 재원이 집중될 소지가 있다며 반대해 왔다”며 “4·13총선을 통해 여소야대로 야권 입지가 강화된 만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국민정책연구원 신현호 연구실장은 “대기업, 이해당사자 등의 입법로비 창구가 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연 이진복 수석연구위원은 “국민 시각에서 볼 때 정당 정책연구소의 존재감이 제로인 상황에서 어떤 개선책도 공염불”이라면서 “일자리, 주거, 교육 등 생활밀착형 이슈에 대한 실효성 있는 연구로 경쟁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