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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마친 김종인 복귀하자마자 정부 비판…‘다시 문제는 경제다’

입력 | 2016-05-12 03:00:00

“정부경제정책 한계에 봉착… 구조조정 구체방안 내놔라” 압박
23일 남해안 조선업 공단 방문… 일각 “金, 대안없이 정부탓” 지적




복귀하자마자 정부 비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가 11일 엿새간의 휴가를 마치고 공식 복귀해 비대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엿새간의 휴가에서 정식으로 복귀해 첫 일성으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김 대표는 11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거의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지난 3년간 정부가 규제완화를 해왔지만 이를 통해 경제 활성화에 뭘 이룩했는지에 대한 답은 없다”고 했다. 4·13총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현 정부 경제정책 실패 심판론’을 내걸었던 김 대표는 이날도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 대표는 “해운업체나 조선업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간헐적인 이야기만 하지 근본적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압박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경제정당’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열 정비에 나섰다. 김 대표는 20대 국회 1기 정책위의장으로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인 4선의 변재일 의원을 임명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3선이다. 부의장단 6명에도 경제·재정 전문가인 김정우 최운열 당선자와 김종배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포함시켰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 참석 이후 남해안 조선업 공업단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업 구조조정 현장을 직접 챙겨 당의 ‘경제 수장’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경제 전문가를 자임하는 제1당 대표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 제시 없이 정부 탓만 하며 여전히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더민주당은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 방안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이런 식으로 국민 전체를 단순히 ‘개혁 대상’으로만 보면 안 된다”면서 “원(院) 구성 전 공백기를 틈타 이런 식으로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성과연봉제 제도 자체에 대해선 “당내 전문가와 토론해 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여소야대 국회에서 제1당이 사실상 비토한 셈이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신뢰할 만한 평가제도 정착과 노사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건 문제”라고 했다.

이처럼 여소야대로 꾸려진 20대 국회에서 정부 여당과 야권의 충돌이 예고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권력 누수)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명지대 윤종빈 교수는 “정부 여당이 더 이상 본인들의 의제를 실현시키기 힘든 구조가 된 것”이라며 “20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현안을 두고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민주당 ‘투 톱’인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1기 원내 지도부 첫 회의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를 놓고 정부 여당을 강하게 질타했다. 김 대표는 “조속히 청문회를 개최해 국민들이 안전을 기대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도 “전날 상임위에서 관련 법·제도 개정이 새누리당의 비협조로 무산됐다”면서 “왜 말과 행동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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