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히로시마 방문 논란]日언론 “26일 정상회의 일정 포함”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은 12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6일 오전 G7 정상들의 행사 일정에 이세 신궁 방문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세 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제사 지내는 신사로 과거 제정일치(祭政一致)와 국체(國體) 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곳이다. 아베 총리는 이세 신궁의 내궁(內宮) 입구에 있는 다리인 ‘우지(宇治)교’에서 각국 정상을 한 명씩 맞이하고 안내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6월 G7 정상회의 개최를 발표할 당시 이세 신궁에 대해 “일본 정신을 접하기에 매우 좋은 장소”라며 “지도자들이 방문해 장엄하고 늠름한 공기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재집권한 이래 매년 초 이세 신궁을 참배한 뒤 새해 업무를 시작한다.
일본 정부는 이세 신궁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해 G7 정상들이 참배가 아닌 방문 형식으로 경내를 둘러보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참가국 정상들이 평소에는 공개되지 않는 이세 신궁의 ‘미카키우치(御垣內)’를 견학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신궁을 정식 참배하는 것을 ‘미카키우치 참배’라 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G7 정상들을 이세 신궁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은 자신의 지지층인 보수 세력을 의식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세계 지도자들을 단체로 일본 보수의 본산인 이세 신궁으로 안내해 아베 외교의 승리를 세계만방에 떨치는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중국에서 커지고 있다. 구이융타오(歸泳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11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 기고문에서 “아베 신조 총리도 난징(南京)을 찾아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서영아 sya@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합천=강성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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