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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히로시마行’ 케리 국무장관-케네디 주일대사가 움직였다

입력 | 2016-05-13 03:00:00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 논란]케리 국무, 4월 헌화로 길 열어… 케네디 대사는 오바마 만나 설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7일 히로시마(廣島) 방문이 결정되기까지 일본에서는 히로시마 주민들이, 미국에서는 ‘2K’의 역할이 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2K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를 말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제창하자 그해 6월 아키바 다다토시(秋葉忠利) 당시 히로시마 시장은 ‘핵 폐기를 요구하는 다수파’라는 뜻에서 ‘오바마 머조리티(majority)’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2010년 1월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히로시마에) 가고 싶다”는 답을 끌어냈다.

그의 후임인 마쓰이 가즈미(宋井一實) 시장은 2012년 11월 오바마가 재선되자 존 루스 당시 주일 미국대사에게, 이듬해 11월에는 신임 케네디 대사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거듭 요청했다.

오바마와 직접 대화할 정도로 가까운 케네디 대사는 히로시마의 최대 원군이었다. 학창 시절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했던 그는 2013년 11월 대사로 부임하고 나서 바로 다음 달 또 다른 피폭지인 나가사키(長崎)를 찾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이후 매년 히로시마를 찾았으며 올 3월 일시 귀국했을 때 직접 오바마를 만나 히로시마행을 권했다. 이달 10일 일본 정부에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을 공식 통보한 것도 케네디 대사였다. 결정적인 힘을 실어준 사람은 케리 장관이다. 그는 지난달 1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참석 때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아 헌화했다. 1984년 당시 상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케리에게 당시 히로시마 원폭자료관장이 히로시마 방문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 답장을 받았다는 뒷얘기도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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